겸재 '산수화' 세종으로…재미교포 김대영씨 유물 324점 무상 기증
상태바
겸재 '산수화' 세종으로…재미교포 김대영씨 유물 324점 무상 기증
  • 노컷뉴스
  • 승인 2022.08.17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립 안중식·운보 김기창 작품 등 예술적 가치
시립민속박물관·향토유물박물관 활용 전시 예정
최민호 세종시장이 17일 브리핑을 진행하며 재미교포 김대영씨로부터 기증된 유물을 보고 있다. 세종시 제공
최민호 세종시장이 17일 브리핑을 진행하며 재미교포 김대영씨로부터 기증된 유물을 보고 있다. 세종시 제공
조선 최고의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선면산수도', 공립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등 재미교포가 소장하고 있던 유물 324점이 세종시에 기증됐다.

세종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 중인 교포 김대영(91)씨로부터 유물 324점(회화 144점, 도자 113점, 공예·기타 67점)을 무상으로 기증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유물을 기증한 김 씨는 이민 1세대로, 미술품과 공예품 등 수집된 유물을 통해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 경복고등학교 재학 중 미군 통역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했고, 1956년 미국 유학 중 현지에 정착했다.

김 씨가 소장한 유물의 존재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019년 실시한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코로나19로 연락이 잠시 중단됐다가, 올해 5월 세종시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간 해외 문화재 발굴 협력 방안을 논의하던 중 유물 기증을 추진하게 됐다.

김 씨는 애초에 고향인 서울에 소장품을 기증하려 했다. 하지만 시는 수집한 유물이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회화, 도자기도 상당수 포함된 만큼 대한민국 행정수도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는 점을 들어 세종 기증을 설득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세종시립민속박물관과 오는 2025년 개관 예정인 향토유물박물관의 존재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후 시는 지난 6월 미국 현지로 직원을 급파해 유물 포장 및 운송작업을 진행했고, 지난달 세종시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했다.

세종시에 기증된 유물 중 일부. 독자 제공
세종시에 기증된 유물 중 일부. 독자 제공
대표적인 기증 유물은 조선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공립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운보 김기창의 판화 등이다.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선면산수도는 말 그대로 선면(扇面), 즉 부채형 화면에 그린 산수화로, 앞쪽에 작은 언덕들과 종류가 다른 나무가 그려져 있고, 그 뒤로는 먼 산이 병풍처럼 배치돼있다.

노년기 겸재의 원숙하면서도 정제된 필력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세종시는 설명했다.

시는 겸재의 '선면산수도'를 세종시 지정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립 안중식(1861~1919)은 조선 말 장승업(1843~1897)의 제자로, 산수화와 행서에 능통한 근대 대표 화가로 꼽힌다. 총 10개의 접힌 면으로 구성된 '화조영모도십폭병풍'은 독수리, 말, 닭, 해오라기 등 8가지 소재를 활달한 필치로 그린 작품이다.

운보 김기창(1913~2001)의 판화 작품은 그의 천진난만한 세계관과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밖에도 이번 기증 대상에는 청초 이석우, 취당 장덕의 작품을 비롯해 조선 말엽 공주 탄천에 거주하며 활동한 두산 정술원의 작품이 있다.

또, 19세기 말 북한 해주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청화초화문호'를 비롯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사이 제작된 다양한 도자기도 포함됐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해외 소재 우리 유물이 세종시로 오게 된 것은 상당히 뜻깊은 일이며, 해외 소재 유물 수집 사업의 초석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외에 있던 유물이 수도권이나 국립대형박물관이 아닌 세종시에 자리 잡은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수한 유물들은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등록·보존 처리 후 시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세종시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와 향후 건립될 향토 유물박물관에 상설·기획 전시, 열린 수장고 등 다양한 형태로 전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대전CBS 김미성 기자 msg@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Tag
#대전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