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화의 미생물이야기】1. 우리는 미생물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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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화의 미생물이야기】1. 우리는 미생물과 함께 살고 있다.
  • 백경화 국립해양자원관 연구실장
  • 승인 2019.07.2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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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을 이용, 수소, 바이오가스 등  에너지 생산
분변 미생물 이식술로 대장암 치료법도 개발돼
최근 국내에서 건강한 똥 저축하는 은행도 탄생

우리는 미생물과 함께 산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백경화

인간의 육안으로는 관찰할 수 없어서 우리와 공존하는지 잊고 지내지만, 실생활에서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에서부터 각종 질병과 환경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활의 대부분에 미생물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미생물은 지구 생물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지구상의 어떤 환경에서도 존재한다.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해양은 생명을 최초로 탄생시킨 모태일 뿐만 아니라 생물이 진화한 보금자리로서 평균 수심 4,000m, 염분 35%, 해수의 90∼95%의 온도는 연평균 5℃ 이하의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해양에서는 육상과는 다른 저온성, 빈영양성, 친압성, 호염성 등의 특성이 있는 해양미생물이 해수, 해저 퇴적층, 갯벌이나 부유물질 표면 또는 해양생물 표피나 내부기관 등에 서식한다.

해양미생물은 해수와 퇴적층에서의 물질순환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해양오염이나 어병 문제뿐만 아니라 생명공학적 활용 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심해는 2,000~4,000m 이하, 최고 400도에 이르는 뜨거운 해수가 솟구치는 열수구가 존재하는데, 황화수소, 메탄, 철, 수소 등 무기질 화합물이 섞여 있다.

미생물을 이용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렇게 뜨거운 해저 열수구에서 발견된 미생물은 대부분 황과 메탄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수소와 같은 바이오가스를 생산한다.

심해에 서식하는 거대 홍합과 관벌레인 ‘갈라 파고 스민 고삐수염 벌레(Riftia pachyptila)’, ‘해양 새우(Rimicaris exoculata)’ 같은 동물은 미생물이 생산한 에너지를 먹고 생존하기도 한다.

반면, 극지는 지면의 온도가 일 년 내내 영하인 지역도 존재한다.

남·북극의 얼음 속에도 알려지지 않은 미생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특히 국내 연구진들은 북극 및 남극에서 자란 미생물로부터 세계 최초로 혈액동결보존제*를 개발하는 성공하기도 하였다.

*혈액이 동결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얼음은 혈액의 적혈구 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그간 의료현장에서 혈액의 보관과 수급에 큰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동결보존제는 동결 시 세포로부터 수분을 흡수하여 얼음 성장을 억제하고 세포의 생존능력을 유지하게 시키게 된다.

토양미생물 유기물 분해하여 식물 영양소 공급

토양은 어떠한가?

농업에서 미생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토양 속의 각종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여 식물의 영양소로 공급하는데 필수적인 역할 유기물의 분해에 관여하고 질소고정 및 탈질작용을 영위하는 중요한 그룹을 포함하는데, 무기영양 세균은 질산생성작용과 황·철·망간 등 무기 원소의 산화에 관여하며 토양의 물질순환의 중요한 담당자이다.

특히 토양미생물은 천연 유무 기질 비료의 역할을 하며, 뿌리의 호흡을 촉진하여 토양의 통기성을 좋게 만들어주어 작물의 수확량이나 토양개량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미생물이란 이름을 알기 전부터 포도주, 맥주, 치즈, 김치, 된장·고추장 등 각종 장류는 물론 매실액 등과 같이 미생물에 의한 발효식품을 이용해왔다.

성경에 나오는 포도주,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나오는 술의 신, ‘바카스’의 포도주, 이집트 신화의 맥주 등에서 보듯이 발효의 역사는 선사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발효와 부패 모두 미생물의 작용 과정으로는 동일합니다.

그러나 ‘유익균’의 작용으로 몸에 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발효’, ‘유해균’의 작용으로 음식 등이 상하는 것은 ‘부패’로 그 결과는 매우 다르다.

미생물의 발효과정을 통해 음식 재료가 분해되면서 맛과 풍미가 깊어져 독특한 맛을 내게 되며, 부패세균의 번식을 억제해 저장성이 좋아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효, 분해, 새로운 성분의 합성과정을 통해 기능 성분이 향상된다. 발효를 통해 나오는 미생물들의 대사물질이 항산화 작용물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반대로 부패는 유기물, 특히 단백질이 유해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해로운 물질과 악취가 나는 기체를 생성하는 변화 과정을 말하며, 이 과정 동안 인간에게 해로운 물질을 생성한다.

분변 미생물 이식술로 대장암 치료법 개발

인체 요즘 가장 핫이슈는 장내세균이 아닐까 싶다.

인체 미생물의 수는 39조 개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피부, 머리카락, 입속, 배꼽, 겨드랑이 등 곳곳에 다양하게 분포하지만, 절대다수는 대장에 몰려 있다.

장 속에는 수없이 많은 균이 살고 있는데,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과 나쁜 작용을 하는 유해균이 존재한다.

건강한 장내세균 생태계는 이로운 균이 약 85%, 해로운 균이 약 15% 정도다. 건강하고 면역력이 좋은 사람은 해로운 균을 잘 제거하여 스스로를 보호하고, 몸에 좋은 균은 보호하여 유익한 점을 공유함으로써, 안정적인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장의 면역력 기능이 상실되면, 유해균이 많아지고 균의 평형이 깨지게 되어, 장의 상태가 나빠지게 됨으로써 각종 면역질환이 일어나게 된다.

현재는 장의 기능이 망가진 사람의 치료를 위해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배양하여 장내 세균총이 망가진 환자에게 “분변 미생물 이식술” 쉽게 표현하면 대변 이식을 통해 난치성 대장염 환자를 건강한 장으로 만들어주는 치료법이 개발하였으며, 최근 국내에서는 건강한 똥을 저축하는 은행도 탄생하였다.

최근 국내에서 건강한 똥 저축은행도 탄생

인간은 수천 년 전부터 미생물과 함께하고 있다.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미생물이지만 이를 없애려고 무분별하게 항생제를 사용한다면 인류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청결한 생활환경이나, 항생제 남용으로 공생하는 세균을 없애버린 탓에 전에는 겪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미생물을 찾아 활용하는 것도 또 다른 공생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해안을 오염시킨 기름이나 물∙토양을 오염시킨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미생물도 있다.

온실가스를 없애고 바이오에너지를 만들어주는 미생물, 식물체의 리그닌을 분해해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미생물은 지구온난화의 위험에 처한 인류와 지구생태계를 구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백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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