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맛보기】 2.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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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맛보기】 2. 고구마
  • 강구일 자유기고가(media cheong yang)
  • 승인 2019.11.0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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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온 고구마

살을 빼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살 빼는 많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고구마다이어트이다.

고구마를 먹으면서 다른 음식을 줄이거나 먹지 않는 방법이다. 고구마(sweet potato)의 성분은 수분 69.39%, 당질 27.7%, 단백질 1.3% 등이며, 녹말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고구마를 다이어트 음식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감자보다 당질과 비타민 C가 많고, 칼로리가 낮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과거 주식 대용으로 먹거나 구황식물로 각광을 받았다.

튀긴 고구마

 

군 고구마

▶다이어트 등 다용도로 활용

오늘날에는 주식이 아니라 부식 또는 간식으로 먹는다. 삶거나 굽는 것 외에 튀김이나 죽은 물론 각종 요리의 재료로 활용된다. 공업용으로는 녹말용으로 30% 정도 사용하고, 엿·포도당·과자류·식용가공품·의약품·화장품·알코올 등의 원료로 많이 쓴다.

삶은 고구마 줄기

돼지 등의 가축 사료용으로도 쓰기도 한다. 잎과 줄기는 삶아서 먹거나 말렸다가 두고두고 삶아서 먹는다. 일부에서는 고구마 줄기로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한다.

고구마의 원산지는 멕시코에서 남아메리카 북부에 이르는 지역으로 추정된다. 약 2000년 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 의해서 스페인에 전해졌다.

이후 필리핀, 중국의 푸젠성에 전해졌으며,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인도네시아·브라질 등지에서 많이 재배한다.

▶메꽃, 나팔꽃 닮은 고구마꽃

고구마꽃

1600년대 중엽부터 일본에 표착한 어민이나 통신사들을 통하여 고구마의 존재가 우리나라에 알려졌다. 1763년 조엄(趙曮)이 일본 통신사 임무 수행 도중에 대마도(對馬島)에서 그 종자를 얻어 동래와 제주도에서 시험 삼아 심게 한 것이 처음이다.

그래서 조저(趙藷)라고 불렀고, 감저(甘藷)·남감저(南甘藷)라고도 했다. 고구마는 대마도의 가난한 백성이 병약한 부모를 고구마로 봉양했다고 하는 전설에서 생겨난 '고꼬이모(孝行藷, 孝子藷)'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와는 달리 원래는 고구마를 뜻하는 '효자마(孝子麻)'의 일본어 발음인 '코오코마'가 어원으로 처음에는 '고코마'나 '고쿠마' 정도로 부르다가 '고구마'로 굳어진 것으로 추정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조엄이 고구마를 갖고 오기 전 대마도와 가까운 부산과 동래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생적으로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었다.

▶뿌리, 잎, 줄기 모두 식용 가능

나팔꽃

동래부사 강필리가 고구마 재배시험을 하여 성공하였고, 1766년 그 결과를 『강씨감저보』라는 책으로 펴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구마 전문서이다.

1813년 김장순(金長淳)이 『감저신보』를, 1834년 서유구가 『종저보種藷譜』를 저술하는 등 많은 이들이 고구마 재배와 보급에 힘썼다.

이런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구마의 전국적인 재배는 1900년대 들어서야 이뤄졌다.

메꽃

한편 고구마에도 꽃이 핀다. 고구마꽃은 메꽃과로 100년에 한 번 볼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농촌 지역 출신들도 고구마꽃을 보지 못한 사람이 많을 정도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고구마꽃의 꽃말이 행운이다. 원산지가 중남미인 고구마는 아열대식물이기 때문에 꽃이 잘 피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기온으로 불볕더위와 가뭄,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구마꽃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고구마꽃은 메꽃이나 나팔꽃과도 상당히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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