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작은 마마와 대상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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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은 마마와 대상포진
  • 김순제 마취통증의학 전문의
  • 승인 2019.07.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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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제
마취통증의학전문의 

우두 백신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천연두는 정말 무서운 병이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하면서 가져온 천연두라는 병은 아메리카 인디언에게는 무서운 인구감소를 가져왔다.

쿠바의 경우에는 원주민이 학살과 천연두에 의해 몰살했다고 한다. 20세기에 들어서서도 5억 명의 인구가 천연두로 사망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무서웠던 천연두도 우두라고 불리는 백신이 의무화되면서 점차 그 자취를 감추었다.

WHO는 1976년 지구상에서 천연두가 박멸되었음을 정식으로 선언했다.

이로써 천연두는 인간이 극복하고 박멸한 최초의 질병으로 기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1951년에 4만 명의 천연두가 발병했고 그중 1만 명 이상이 죽었다고 한다.

살아남은 3만 명의 대부분은 평생 곰보 자국을 가지고 살아야 했다.

이 천연두를 두창(痘瘡), 포창(疱瘡)이라고도 하고 속칭으로 마마(媽媽)라고도 불렀었다.

소위 마마라고 불리던 천연두는 박멸되었지만 작은 마마라고 불리는 수두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 흔히 접하는 질병이다.

처음에는 피부에 발진과 함께 물집이 생기고 발열과 함께 피로감이 생기지만 천연두와 달리 사망률이 높지 않아서 60,000명당 1명 정로라고 한다.

더러는 천연두처럼 발진이 생겼던 자리에 곰보 자국을 남겨서 작은 마마라고도 불린다.

천연두는 한번 걸리면 면역력이 평생을 가지만 수두는 그렇지 않다. 한번 수두에 걸렸던 사람은 그 바이러스를 몸에 가지고 살아간다.

어느 순간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숨어있던 신경절에서 빠져나와 다시 감염을 일으킨다. 하지만 두 번째 수두가 발병할 때는 병의 양상이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첫 번째 수두는 전신증상을 일으키지만 두 번째 수두는 신경절에서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신경절 분포를 따라서 발진과 수포를 일으키며 이때 심한 통증과 감각 이상을 동반한다.

이렇듯 두번째 발병하는 수두를 대상포진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수두를 앓지 않은 사람은 대상포진에도 걸리지 않는다.

대상포진은 대개의 경우는 한달정도면 딱지가 떨어지고 저절로 치유가 된다.

하지만 두번째 수두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경절을 파괴해서 수포 딱지가 떨어지고 나서도 심한 신경통을 일으킨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부른다.

대상포진이 발병 후 1개월이 지나서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

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기존의 진통제로는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사용하는 별도의 약제가 있고 심하면 신경 차단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백신도 개발되어있다.

백신 예방접종을 하면 2/3는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고 설령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통증이 거의 없게 지나간다.

가끔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전염되는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대상포진은 전신성 질환이 아녀서 전염력이 높지 않다.

게다가 수두를 이미 앓았던 사람은 면역이 생겨있기 때문에 발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두를 앓은 적이 없고 수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영유와의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린아이들에게 수두를 전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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